봄이 왔다. 세월이 갈수록 봄이 오면 고향이 더욱 그리워진다. 나는 꼭 90년 전인 1930년, 꽃피는 봄에 태어났다. 지금은 이북 땅이 된 강원도 회양군이 나의 고향이다. 회양군은 금강산과 가까운 외금강 바로 옆이다. 때문에 신비스런 풍경을 지니고 있었고 우리 가족도 휴일에 금강산에 자주 오를 수 있었다. 깊은 초록색의 강물은 첩첩이 쌓인 산속을 천천히 흐르고 있으며 산골짜기에는 다른 곳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큰 호랑나비들이 화려한 색깔의 조화를 날개에 달고 날아다녔다. 맨발로 밭에 들어가 감자 넝쿨을 잡아당기면 끝없이 딸려 나오는 감자를 보면서 우리는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집 앞에 유유히 흐르던 서진강의 물결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추운 겨울밤에는 땅에 묻은 독의 얼음을 깨고 동치미를 꺼내다가 메밀국수를 뽑아서 밤참으로 먹는 냉면의 쨍한 맛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으랴. 혀끝에서 뱃속까지 얼어붙은 것 같은 느낌, 펄펄 끓는 구들장 위 이불 속에 누워 언 몸을 녹이며 형제들과 장난치던 옛날이 그립다. 나에게 그런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해준 데에는 추위를 무릅쓰고 국수를 빼오고 뒤뜰에서 얼음을 깨서 동치미를 꺼내오던 분들의 수고가 있었을 것이다. 고향에서의 추억을 돌이켜 생각할 때면 그분들의 마음이 한없이 고맙게 느껴진다.
저자 약력 … 4
머리말 … 6
1. 봄이 왔습니다 … 10
그리운 고향 … 11
서울대학교의 유일한 여학생 … 23
콜럼비아대 최초의 한국 여학생 … 34
귀국과 결혼 … 512. 금암을 추모하며 … 93
3. 금강산 … 112
4. 어머니와 매화 … 126
5. 골무 … 130
6. 공동경비구역과 판문점 … 135
7. 작은 배려 … 140
8. 안경 … 144
9. 크루즈 여행 … 150
10. 은영이와 강아지 … 164
11. 코끼리가 되고 싶은 재혁이 … 168
사랑하고, 축하드려요! … 170
퀸 인터뷰 기사 … 191
콜럼비아대학교 동창회보 인터뷰 기사 … 198
책을 마치며 … 270송효숙
1930.3.17. 강원도 회양군에서 출생
1946 경기여자고등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문리대 입학
1949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전학
1951 플로리다주립대학교 학사학위 취득
1952 콜럼비아대학원 교육학 석사학위 취득
1954 콜럼비아대학원 교육학 박사과정 수료
1953-1954 미국 콜럼비아대학교 부속 Leonard 초등학교 교사
1955-1985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
숙명여자대학교 문리대 임상 심리학과, 동아대학교 영문학과,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강사
1965-1973 재단법인 희망소년원 이사장
1969-1973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회 자문위원
1975 하버드대학교 중국교육제도연구과정 수료
1982-1984 국제 소롭티미스트(Soroptimist International) 한국 협회장
1992-1994 평화방송문화원 영어교사교육과정 강사
1993-1995 국제 소롭티미스트 미주 본부 국제이사
2015 미국 로스엔젤레스시 사회봉사분야 시장상 수여,
미국 어바인시 사회봉사분야 시장상 수여-